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예상치가 있는 기업 241개 중 75개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66개 기업이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잠정실적을 발표한 75개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18조1958억원으로 지난 6월 말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3조1256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기대수준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발표한 곳은 총 29개 기업뿐이었다. 나머지 46개 기업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상장사 영업이익이 기대수준보다 20% 이상 낮게 나온 가장 큰 원인은 '빅3' 조선사의 어닝쇼크에 있다. 지난 6월 말만 해도 애널리스트들은 3대 조선사에 대해 500억~700억원대의 영업이익 흑자를 예상했지만 이들은 1710억(현대중공업)~3조318억원(대우조선해양)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선 3개사를 제외하면 72개 기업의 잠정 영업이익 합계는 22조8549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22조9789억원)와 비슷했다. 빅3 조선사를 제외한 다른 상장사들은 대부분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내놨다는 얘기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기대치보다 높았던 기업은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롯데케미칼·대한유화 등 석유화학업종이 많았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5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했지만 회사는 이보다 많은 98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석유사업의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등 시황 호조와 유가 안정화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소멸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실적 발표를 앞둔 166개 기업 중 상당수도 어닝쇼크가 우려된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SK가스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등 37개 기업을 어닝쇼크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았다.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 예상치가 한 달 사이에 시가총액 대비 0.4% 이상 하락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4년 1분기 이후 실적을 분석해보니 시가총액 대비 영업이익 하락률이 0.4% 이상인 기업 중 절반 이상(50.3%)의 기업에서 어닝쇼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 6월 말 277억원의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됐지만 7월 말 시점에서는 170억원의 적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시가총액이 1조4095억원임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예상치 하락률은 3.2%에 달한다.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업종별로 분석해보면 항공사(대한항공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평균 배럴당 59달러 수준으로 원가 절감을 기대하기에 충분히 긍정적이었으나 메르스 영향으로 6월 여객 수요가 급감한 것이 실적 전망이 안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