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들의 실적 악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10일 장중 한때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후 들어 2000선을 다시 회복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7.06포인트(0.35%) 하락한 2003.1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 9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경제를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보다 턱없이 낮았던 데다, 9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들이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그리스 사태가 표면적으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진행형'인 데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 유가 하락까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40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만 6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대형주(-216억원)와 중소형주(-474억원)를 가리지 않고 팔아치웠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까지 버팀목 역할을 했던 외국인이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 매도세로 전환한 것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면서 "당분간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 전까지 2000선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6월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43조원이었는데 지금은 136조원으로 떨어졌다"면서 "조선 3사의 영업손실 5조원을 반영하더라도 다른 업종들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지수가 195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악재 속에서도 증시를 견인했던 화장품 업체들이 이번주 견조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됐다. 오히려 시장 예상치를 밑돌 때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2000선 붕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포인트가 심리적 지지선은 아닌 데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조선업종을 제외하고는 양호하다"면서 "현재 수준에서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향후 증시 등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신흥국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은성민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것도 환차손을 우려한 매도세보다는 유가 하락에 대한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