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화 쇼크…중국 투자전략 ◆
지난 6월 12일 5178.19까지 올랐던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지난달 3일 3686.92 포인트까지 급락한 이후로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중국 증시는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매일경제신문은 중국 투자 전문가로 소문난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장,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팀장,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위원 등 4명을 만나 중국 증시 전망과 투자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상하이 종합지수가 당분간 3500~450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선강퉁(선전거래소-홍콩거래소 교차거래)이 시행되면 신성장산업에 속한 중소형주의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선전거래소 중심의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관련 상품에 투자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있었다.
-하반기 중국 증시 전망이 어떠한가?
▷강현철 부장=3800선이 저점이다. 지난 5~6월에 대규모로 내놓은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유동성 완화를 통해 약 300조원 이상의 자금을 풀어놓은 상태다. 경기부양 규모도 330조원 이상이다. 통상적으로 통화정책은 3개월 내외의 시차, 그리고 재정지출은 시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3분기말 또는 4분기초부터는 경기부양에 따른 경제지표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다.
▷박석중 팀장=하반기 밴드는 3300~5200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같은 국면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받았다는 시장의 공감대(가격메리트 부각)와 추세 전환을 주도할 대형 이벤트(정책 모멘텀)다. 다음달 이후 선강퉁과 삼중전회가 있을 예정이다. 삼중전회에서 다뤄질 13차5개년 계획은 투자심리를 변화 시킬만한 대형 이벤트로 평가된다.
▷성연주 연구위원=하반기 상하이종합지수는 3500~4500포인트 수준으로 예상한다. 안정적인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하반기 중국 증시 상승세 원인으로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정책모멘텀이다. 10월경 13차 5개년 계획이 논의될 것이다. 둘째, 재정확대 유지다. 지방정부는 차환성 채권을 계속해서 발행할 것이고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이다. 셋째, 3분기에 통화완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현재 유가 및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추가로 금리 및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다. 통화·재정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점진적인 경제지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용철 팀장=지수밴드는 3500~4500포인트 예상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증시급락 이후 3500포인트 방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또 최근 중앙정부 차원에서 인프라투자를 위한 1조 위안 규모의 채권을 별도로 발행하기로 발표했다. 상반기 승인된 일대일로, 징진지 프로젝트, 장강삼각주 프로젝트 등 대형 인프라투자가 본격적으로 집행되기 시작하면 부동산가격 반등이 나타나면서 경기회복 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다.
-내년 등 중장기 전망은 어떻게 하는가
▷성 연구위원=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결정될 정책 방향에 따라 지수 전망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강 부장=향후 조정이 있더라도 그동안의 상승 폭을 다 반납하는 수준까지 금융시장이 과민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판 그리스펀 풋’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부양책들이 지난 5월부터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양책의 효과가 올해 하반기 이후 가시화될 것이다.
▷이 팀장=국유기업의 재무구조와 경영효율성을 개선시키는 국유기업 개혁이 이뤄져 부채부담이 완화되면 투자가 본격적으로 집행될 전망이다.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다. 저물가 상황에서 금리자유화, 위안화 변동폭 확대 등으로 위안화 국제화 역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추세적인 중국 증시 강세가 가능할 것이다.
-하반기 중국시장에서 눈여겨볼 변수들은?
▷강 부장=일대일로, 징진지 등 경기부양책이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지 여부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어닝 쇼크를 보인 바 있는 중국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성 연구위원=첫째, 8월 중으로 선강퉁(선전거래소-홍콩거래소 교차거래) 시행일이 발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선강퉁 시행일 발표가 늦어지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시점에서 중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신용거래 및 IPO(기업공개) 재개 등 증시 수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경제지표 반등 여부다. 8~9월 PMI(구매자관리지수)를 눈여겨봐야 한다. 넷째,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속도다. 특히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돼지고기의 가격 및 수요 변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는 무엇인가?
▷박 팀장=시장이 우려하는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대응 가능한 리스크로 본다. 그보다는 기업부채 리스크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잠재 위협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와 누적된 과잉문제(과잉설비, 과잉부채)로 인해 구경제(Old Economy)의 대표업종인 소재, 산업재, 부동산에서 디폴트 리스크가 있다.
▷이 팀장=중국경제 및 증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은 정치다. 중국경제는 공산당 체제 하에 있는 통제경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중국 증시급락 배후에 상하이방 세력이 있다는 설이 있다. 시진핑의 부패척결 정책에 대해 상하이방의 반발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반발세력들이 증시급락을 유도해 민심을 어지럽히고 자신들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불안정한 정치구도는 정책의 일관성과 정책 집행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6개월 미만으로 단기 투자한다면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까?
▷이 팀장=3500포인트 수준에서 방어, 4000포인트 이상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주식매도 용인이라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단기 투자자들은 이를 활용한 트레이딩을 고려해볼만 하다.
▷성 연구위원=오는 10~11월 ‘선강퉁’이 실시되면 중국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망해 보인다. 지난해 11월 후강퉁 실시전후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주의 상승폭이 컸듯이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중소형주도 선강퉁 실시전후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강 부장=중국 시장은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 투자는 권하고 싶지 않다.
-6개월 이상 장기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강 부장=분할매수에 나서야 한다. 본격적인 회복신호는 4분기 초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박 팀장=인덱스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상하이종합지수가 3600포인트 이하일 때 사는게 좋다.
▷성 연구위원=위안화 관련 상품 및 주식시장 우량주(정책·경기 관련주)에 투자하길 권한다.
▷이 팀장=실적 안정성이 높은 소비재 기업, 중국 정부의 관심이 큰 성장산업(헬스케어, 교육, 방위산업, 환경 등), 국유기업 개혁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매수해 장기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중국 주식 매수시점으로는 언제가 좋을까?
▷성 연구위원=9월경이 좋겠다. 오는 10월 중요 정책 회의 및 선강퉁 등 이슈 모멘텀이 있기 때문이다.
▷강 부장=지수 저점 권역에 있는 현재가 분할 매수에 들어갈 시점이다.
-하반기 유망한 투자 종목과 펀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강 부장=중국남방항공, 상하이포선제약과 중국 고배당주 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남방항공은 중국 최대 항공사인데 중국 내 항공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상하이포선제약은 중국 기업 최초로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앞둔 신약을 보유하고 있어 상징성이 큰 제약회사다. 중국 배당수익률은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배당주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박 팀장=선강퉁이 개설되면 중국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기회가 생긴다. 선전거래소 중심의 성장주 펀드를 추천
▷성 연구위원=‘13차 5개년 계획’ 관련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 센서,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공급망관리, 산업관리소트프웨어, 산업로봇, 3D 인쇄, 첨단공작기계. 그리고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관련 업체 및 신에너지(풍력 등)가 유망하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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