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다만 전체 유가증권시장 내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 감소세 속에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상승해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 매출도 고작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거래소가 18일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628개사의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매출액은 533조74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조36459억원으로 2.1% 줄었고 순이익 역시 27조7520억원으로 5.9%나 감소했다.
수출 부진에 내수 침체까지 겹치자 매출과 이익이 모두 악화된 것이다. 전체 매출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불황형 흑자의 모습은 더욱 뚜렷해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은 4.8% 줄고 영업이익은 17.0% 늘었다. 순이익은 7.7% 증가했다. 이익은 내지만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이 늘어난 것은 원자재가의 하락과 비용 절감 덕분”이라며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외형 성장 없는 이익 창출은 지속가능 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결 기준(506개사 대상) 상반기 실적도 매출액은 4.0%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9.2% 늘고 순이익은 1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5.4%로 작년 동기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밖에 분석 대상 중 506개사(80.5%)가 순이익 흑자를 냈고 122개사(19.6%)는 적자였다.
적자 지속 기업은 72곳(11.5%), 적자 전환은 50곳(8.1%)이며 흑자전환한 기업은 70곳(11.1%)이다.
금융업종 41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36.3%와 42.5%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거래대금 증가로 순이익이 480.4%나 급증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지 못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상장사 902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 648개사의 매출은 5.28% 늘어 소폭이나마 외형 성장을 이어나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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