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상가 시장에 일정 기간 공짜로 상가를 빌려주는 '렌트프리(rent free)'가 등장했다. 상가 공실이 심각해지자 임차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육책을 쓰게 된 셈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상가 상당수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임대조건에 '2~3개월치 월세 공짜'가 붙었다. 길게는 1년 렌트프리 상가도 나왔다. 세종시의 주거와 상업 중심지로 불리는 2생활권에는 BRT(간선급행버스) 노선을 따라 상가가 줄줄이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최근 준공했거나 임박한 2-2생활권과 2-4생활권 상가 1층 점포는 거의 비어 있다. 청사와 가까운 1-5생활권에 대로변 5~8층짜리 상가도 대부분 공실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육박하다 보니 임대료가 비싼 데다 저조한 아파트 입주율에도 불구하고 상가 공급이 넘쳐나면서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말했다.
텅 빈 상가가 적지 않은데도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에 걸쳐 아파트 분양에 흥행한 2-1생활권과 2-2생활권 상가 분양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아파트 견본주택처럼 상가 홍보관이 마련됐을 정도다.
세종시 상가 시장에 급기야 렌트프리까지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상가 분양이 시작된 2012년 하반기만 해도 3.3㎡당 분양가는 2000만원 중·후반대였지만 저금리 기조와 아파트 청약 열풍 등으로 투자자가 몰리며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고가의 상업용지도 분양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최근 공급된 세종 2-1생활권 상업용지 낙찰가율은 역대 최고치인 349%를 기록했다. 2생활권 상업용지의 평균 낙찰가율은 19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 낙찰가율이 오르면 토지 매입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분양가로 인해 임대료 수준이 높은 저층 대신 고층부터 임차인이 들어오고 있다. 2-4생활권 8층짜리 한 상가는 1~3층은 텅 비었지만 7~8층은 임차인을 구했다. 임대료는 자연스레 하락세다. 2~3년 전 1층 45~50㎡ 점포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50만~500만원대가 임대 시세였지만 현재 보증금 5000
선종필 상가 뉴스레이다 대표는 "2007~2008년 높은 분양가로 공급됐던 동탄1·판교 등 상가는 당시 분양가의 20~30% 정도가 과대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도시 상가는 상권 활성화에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등 변수가 많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