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700선 아래로 붕괴된 것은 지난 6월 3일(696.97)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778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12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장중 700선이 깨졌을 때에도 기관이 1008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외국인도 이날 코스닥에서 281억원어치를 매도했으며 개인만 1025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코스닥 하락폭이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회피 심리가 극에 달해 있는 시점"이라면서 "이익 수준 대비 시가총액이 과도하게 높아진 코스닥에서 프리미엄 할인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까지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코스닥지수가 68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3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는 시기와 맞물려 안팎으로 악재가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올해 최고치를 기준으로 약 45% 수익률을 기록했던 코스닥이 지난달 올 들어 처음으로 월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기관들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0일 연중 최고치인 782.64까지 올랐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코스닥지수가 고점 대비 10% 이상 무너지면서 기관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선 것이 하락의 원인"이라면서 "실적에 대한 평가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계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15% 떨어진 3748.16에 마감
중국 인허증권은 "최근 주가 폭락과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등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은 후 조정을 거치고 있다"며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안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주가 변동폭은 다소 커질 수 있겠지만 주가는 큰 흐름에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다영 기자 /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