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그룹과 매각주간사 HSBC증권이 홍콩에서 진행한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컨소시엄, 칼라일그룹 등 3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수 희망가로 7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당초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았지만 막판에 골드만삭스 측이 발을 빼면서 단독 입찰로 선회했다. 대신 국민연금이 MBK 지원군으로 나서 수천억 원대 자금 지원 의사를 나타낸 상태다. KKR와 어피니티는 2009년 오비맥주 공동 인수 이후 6년 만에 국내 딜에 손잡고 뛰어들어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에 칼라일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과 손을 잡는 등 인수 후보들은 베팅에 필요한 '실탄'을 축적 중이다.
매각 측은 최종 인수 가격이 포함된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 최종 인수자 선정 과정에 들어간다.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본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테스코는 지난해 사상 최악인 63억8000만파운드(약 12조원)의 적자를 낸 상태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홈플러스 매각에 속도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중국발 금융 불안 등은 매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수조 원대를 베팅해야 한다는 점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 매각가가 낮아지거나 인수 후보들이 아예 발을 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기업 중 홈플러스 인수 의지가 가장 강한 곳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지난 6월 실시된 홈플러스 인수 적격예비후보 선정에서 탈락해 이번 본입찰 참여 자격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수 후보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PEF가 향후 구성할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세운 건 아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9월 이후에 본격적인 행보를 드러낼 전망이다.
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에 여전히 눈독을 들이는 건 향후 홈플러스 점포에 대한 일정 지분을 확보할 경우 자사가 만든 과자 등 제품 점유율을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들은 점포 및 분야별 분할 매각이 이뤄질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분할 매각이 이뤄진다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며 "홈플러스 매장 중 30~40개는 (인수할 경우) 매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 역시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면 유통 대기업 3사 중 유일하게 대형마트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현대백화점은 홈플러스 매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서진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