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 수많은 재테크 불문율 가운서 최우선으로 꼽히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 타이밍에 따라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시장에서 ‘바닥’과 ‘꼭지’는 결과의 영역이지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증시가 3000대로 내려오자 중국 펀드에는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1개월 뒤 중국 본토펀드의 순자산은 17.8% 더 줄어들었고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추정하기는 어렵다.
국내외 증시가 동반하락하는 시점에서 바람직한 자산배분전략은 무엇일까. 김성봉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 김지숙 미래에셋증권 센터원영업부 지점장, 유진경 유안타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 부장,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가나다 순)이 해법을 내놨다.
-순식간에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갔다. 현 시점을 저가매수 기회로 볼 것인가 아니면 리스크 관리를 하는 편이 맞는가?
▶김 지점장= 대외 변동성에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과거 경험으로 미뤄볼 때 PBR 1배는 증시의 바닥 역할을 했었다.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실적 감소나 자본이탈 등 극단적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코스피 1890포인트 전후에서는 분할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
다만 향후 상승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단기간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시장에 지속적인 잡음이 생길 여지도 있다. 따라서 가격이 싸다고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적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을 권한다.
▶장 부지점장= 가격으로만 보면 투자하기 매력적인 시점이다. 하지만 하락의 배경에는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하락 역시 감안해야 할 것이다. 지수에 대한 적극적 매수보다는 실적이 뒷받침하지만 투자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은 종목을 골라내야 한다.
▶유 부장= 지금 국내 증시를 둘러싼 변수는 미국 금리인상·중국증시의 불안·신흥국의 재정불안 이슈 등이 있다. 이미 시장에 오랜기간 예고됐던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효과보다는 예측 가능성이 낮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나 남유럽 재정위기 때는 국내 증시와의 시차로 기민한 대응이 어려웠다. 하지만 중국증시는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에 리스크관리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재빨리 대응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김 팀장=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마켓타이밍을 잡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PBR이 0.9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단기 변동성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
▶유 부장= 이럴 때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을 따라가는 편이 좋다. 기관·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을 점진적으로 편입하는 전략으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 지점장= 올들어 중소형주가 급등한 것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주로 소비성장·제약·바이오가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조정 국면 이후에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더 유망할 것으로 본다. 다만 업종별로 성장모멘텀이 살아있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다.
▶김 팀장= 시장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때마다 주도주나 순환주기 등의 특징이 바뀌기 마련이다. 가치 측면에서 접근해 저평가 고배당주를 고르면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하반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김 지점장= 지금은 시장의 상태를 점검하는 동시에 본인의 투자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시장전망에 따라 채권을 줄이고 주식을 늘리는 등의 작업을 하기보다는 기대수익을 정한 다음 편입비율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기준으로는 고수익형 고객은 주식비중을 90%정도로 높이라고 추천한다. 중국 등 신흥국 대신 선진국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17%는 신흥국이고, 중국의 비중은 3% 이내다.
▶유 부장= 수익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쪽 비중을 과감히 늘릴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상품으로는 유럽 전환사채펀드와 일본주식형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국내 상품 가운데서는 전환사채 등 주식관련채권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가 이점이 있다. 지난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이어서 메자닌 투자상품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장 부지점장=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달러자산의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 장기적인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향후 1~2년에 걸쳐 달러화를 금융자산의 30%이상의 비중까지 분할매수하고 다른 자산은 고위험·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자산으로 구성한다면 시장에서의 수익실현과 위기대응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달러화 보유전략으로는 환차익 외 연 0.8%의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달러RP’와 수익이 분류과세(22% 양도소득세)되는 ‘S&P500 ETF(미국)’를, 국내 고수익자산으로는 라임투자자문의 투자일임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김 팀장=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는 미국 등 선진시장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긴 하지만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 시기가 늘어질 수도 있지만 금리인상 등의 이벤트가 예고돼 있으니 선진시장의 비중을 늘리고 인상폭과 세계 시장의 상황에 맞춰 비중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펀드 등 간접투자에서도 환을 노출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본다.
- 중국시장이 신뢰를 잃으면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향후 중국투자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장 부지점장= 중국 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과잉투자로 인한 부작용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연초에는 단순히 수급으로 올라가는 인상이 강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에 비해 중국의 성장성이 높을 수는 있지만 과연 그것이 기업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는 의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들지 않는다.
▶유 지점장= 중국시장에 대한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한때 30%까지 올렸던 중국시장 비중을 지금은 절반 이상 현금화해둔 상태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까지 다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을 지수관점으로 접근하는 시절은 지났다. 소비트렌드 등 구조적 변화 과정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업종과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김 지점장=중국은 경기둔화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투자심리가 V자보다는 U자 형태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현재 중국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향후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보다는 선진국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 상황에 적합하다.
▶김 팀장= 당분간 중국은 본토보다는 홍콩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현재 모델포트폴리오에서는 3%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경기나 정책방향을 보고 비중을 조절할 계획이다.
-하반기 추가로 염두에 둘 사항이 있다면?
▶유 팀장= 중산층 이상의 투자자들에게는 절세 차원에서 사전증여를 추천하고 싶다. 부동산·금융자산을 포함해 10억원이 넘을 경우 서두르지 않으면 나중에 30% 이상의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최근 자산가들은 부부간 자금이체 등 금
▶김 지점장= 저금리·저물가·저성장의 3저 국면에서는 세테크 상품이 수익률을 보완하는 출구가 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을 매년 한도인 1800만원까지 넣고 해외상품이나 채권형펀드를 편입해 절세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
[석민수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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