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지수펀드(ETF)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A씨는 요즘 중국 ETF 때문에 불만이다. A씨는 지난달 중순 중국 상하이 증시가 3500선까지 내려가자 반등을 기대하고 중국본토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가 지난 1일 매도를 결심했지만 이날 거래가격이 펀드 순자산가치(NAV) 대비 5% 이상 낮아 손해를 보고 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장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는 게 ETF의 장점인데 도대체 유동성공급자(LP)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수 없다"며 분통을 떠뜨렸다.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두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등락이 워낙 심해 갈피를 잡기 힘든데다 '괴리율(펀드 순자산가치와 거래가격의 차이)'마저 커서 매입과 매도 시점을 잡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해당 운용사는 물론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잇달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개 주요 중국주식 관련 ETF는 지난 8월 3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달(21거래일) 가운데 괴리율이 2%를 초과한 기간이 평균 7.7일로 나타났다.
중국 ETF 가운데서도 괴리율이 가장 심한 것은 'TIGER 차이나A 레버리지' ETF였다. 21거래일 가운데 13거래일 동안 괴리율이 2%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KODEX 중국본토 A50'은 12일, 'TIGER 차이나A300'은 9일, 'ARIRANG 차이나H 레버리지'와 'KODEX China H'는 각 8일, 'KINDEX 중국본토레버리지'와 'TIGER 차이나A인버스'는 각 7일 괴리율이 2%를 넘었다.
지난 1일의 경우 일부 레버리지 ETF 괴리율이 -7%를 넘어섰다. 자산가치 대비 거래가격이 7% 이상 낮게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ETF 거래가격이 NAV보다 낮으면 펀드 보유자 입장에서는 매도할 때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반대로 거래가격이 NAV보다 높으면 신규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가치 대비 비싼 가격에 사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유독 중국 ETF에서 괴리율 문제가 크게 불거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인 원인은 중국이나 홍콩 증시와 국내 증시의 거래시간 차이에 있다. 한국의 경우 주식 개장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3시인 반면, 중국은 한국시간 기준 오전10시30분에서 오후4시, 홍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5시까지 거래된다. 국내 증시에서 ETF 거래가 마감된 이후 중국이나 홍콩 지수가 급등락하면 괴리율 확대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은 일부 레버리지 ETF의 경우 한국과 중국의 장중에도 괴리율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담당 상무는 "레버리지 ETF를 헤지 운용하려면 선물을 활용해야 하는데 중국 증시의 경우 CSI300 선물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의 실시간 접근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동일종목에 대해 1일 1회 매매 제한 등 규제도 있어 구조적으로 괴리율 발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ETF의 경우 투자 전에 자산가치와 거래가격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중국본토 ETF의 괴리율이 불리한 상황일 경우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지수(H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선택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란 지적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은 "H주의 경우 선물을 활용한 헤지 운용에
■ <용어설명>
ETF 괴리율 : ETF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시장(거래)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종가 기준 2% 이상 ETF의 괴리율이 발생하면 다음날 오전 개장 전에 괴리 사실을 한국거래소에 공시하게 돼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