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24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역대 두 번째로 긴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49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5일부터 24거래일 연속 순매도(총 4조9387억원)가 나오면서 지난 2005년 기록한 바 있는 역대 두 번째 기록과 동일한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 기간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지난 2008년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로 33거래일이다. 당시 외국인은 이 기간에 8조9821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번째 기록은 지난 2005년 9월 22일부터 10월 26일까지 24거래일로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 5%룰 공시 등 이슈가 외국인 매도를 자극했다.
외국인투자자 시가총액 비중도 6년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월 말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405조1672억원으로 전체 시총(1407조9115억원)의 28.78%를 차지했다. 2009년 8월 말 28.94%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요인으로는 중국 성장 둔화·금융 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이 꼽힌다. 국내 성장 둔화, 기업 실적 부진, 원화약세 등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순매도는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G2 리스크(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와 같은 대외 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 FOMC 결과에 따라 시장은 한 차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관망세가 짙게 형성된 가운데 중국 수출 지표가 발표되면서 코스피가 상하이종합지수를 따라 내려갔다가 낙폭을 줄여나갔다"며 "중국 증시가 아직 불안정하긴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는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