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9월 1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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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몸값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올라가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나는등 증권사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수·합병(M&A)을 결정해 상대적으로 싸게 증권사 매물을 잡은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남몰래 웃음짓고 있다.
조만간 매물로 나올 예정인 대우증권 시가총액은 15일 4조12억원을 기록했다. 올 6월말 기준 대우증권 순자산은 4조3050억원으로 시가총액으로 계산한 대우증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가정할 경우 매각가 기준 PBR은 1.21배에 달한다.
이러한 대우증권 PBR은 최근 M&A가 이뤄진 옛 우투증권과 옛 아이엠투자증권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월 거래가 완료된 옛 우리투자증권은 지분 37.85% 거래가격이 9467억원이었다. 당시 우투증권 순자산 규모는 3조5345억원으로 거래가격 환산 PBR은 0.71배다. 이어 지난해 10월 매각된 옛 아이엠투자증권은 우투증권보다 가치가 더 뛰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던 아이엠투자증권 지분 52.08%를 171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아이엠투자증권 순자산이 3838억원임을 감안할때 거래가격 환산 PBR은 0.85배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권사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증권사 몸값 상승의 일등 공신은 코스닥 거래 활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3분기 2조2000억원에서 올 1분기 2조9000억원, 같은해 2분기에는 4조1000억원으로 급증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증권사 수익의 기본 원천인 거래 수수료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각각 우투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을 '선취매'한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투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은 여의도 요지에 사옥까지 보유한 알짜 '자산주'였다"며 "업황이 부진할 때 베팅해 이익을 얻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증권사 매물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향후 증권사 M&A가 오히려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승자의 저주' 우려다.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바 있던 메리츠종금증권이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도 최근 올라간 증권사 몸값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