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국내 채권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FOMC 전까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면 FOMC 이후로는 채권시장 안도 랠리와 금리 박스권 하단 돌파 등 긍정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 환경이 채권시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지만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약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내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리 급등 리스크가 낮아진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 셈법은 훨씬 단순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정책 부담을 덜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 성장률이 지난 7월에 전망한 2.8%를 밑돌 수 있지만 2% 초반까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부진하더라도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지만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불식시키진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 내수 침체, 늘어난 재고 부담 등을 감안하면 한은의 통화정책은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의미 있는 경제지표 개선이 전제되지 않는 한 경제성장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