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 덕분에 인적분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하이투자증권은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려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필수"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주주들이 인적분할에 대해 이전보다 우호적인 반응을 보일 개연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인적분할 없이 삼성물산이 덩치가 큰 삼성전자와 합병한다면 대주주가 가지는 삼성물산 지분이 합병 과정에서 크게 희석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사업회사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투자회사와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편이 대주주의 삼성전자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지는 경우가 종종 관측된다. 오너들이 큰돈을 들여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대신 분할된 두 회사에 분산된 오너 일가의 지분을 투자회사로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강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주주들을 달래지 않고는 인적분할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반대할 경우 관철될 수 없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자사주 매입은 배당이 적다는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매입한 자사주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인적분할이 이뤄지면 투자회사의 사업회사 지분으로 둔갑한다. 자사주만큼 투자회사가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삼성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물산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7일과 8일 이틀간 5% 상승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합병한다면 브랜드
또 다른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 수혜주인 삼성SDS도 3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6일부터 8일까지 삼성SDS 주가는 4.6% 올랐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투자부문 또는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