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대장주다.
관련 산업은 물론 다른 업종에도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증시에서는 ‘전차(電車·전기전자 자동차)군단’으로 불린다.
과거 수년간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한채 ‘녹슬었다’는 소리를 들었던 전차군단이 최근 증시에서 뜨겁게 부활하고 있다. 내수주와 소비주만 각광받던 국내 증시를 모처럼 대형 수출주 중심으로 판도를 바꿔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중국 경기 침체로 증시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상승은 증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차 군단’부활의 신호탄은 삼성전자가 쐈다. 삼성전자는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큰폭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요 원인으로 환율 효과가 꼽히고 있다. 환율효과는 3분기 대형수출주 실적 전망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뜨니 증시 낙수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주들이 줄줄이 상승세를 탔다. 현대차도 실적 기대감에 덩달아 뛰었다. 현대차 주가가 뛰니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은 물론 만도,현대위아 등 자동차부품업체도 상승흐름을 탔다. 6월부터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벌여오던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증시로 돌아왔다. 돌아온 외국인들이 쓸어담은 주식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수출주였다. 매수 패턴이 바뀐 것이다.
연초부터 증시를 주도해오던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주가상승률이 더 높았고 전기전자 업종 상승률이 제약·바이오 업종을 제쳤다. 이렇게 전통강호 종목이 뜨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마저 피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조심스런 반응도 나온다. 전차군단의 부활은 환율 효과가 뒤에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효과 지속성 여부가 앞으로 주식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3분기는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하향, 원화값 약세 등으로 실적이 괜찮을 여지가 많았지만 4분기 실적까지 자신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도 들린다.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수록 환율 효과가 빠르게 희석되고 있는 데다 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이같은 대외 환경 등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매일경제는 전기전자(IT),자동차 업종을 분석해온 전문 애널리스트들에게 이같은 궁금증을 물어봤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수혜를 받은 3분기와는 달리 4분기부터는 환율 수혜폭이 제한적이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이 환율만의 영향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은 원가개선 부분이 반영된 부분이어서 향후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의견이 같았다. 그는 “삼성전자 실적개선이 환율효과도 있지만 반도체 사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스마트폰 판매 수량 증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부문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환율과 실적 개선으로 저평가 상태의 주가가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앞으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환율만 어느정도 받쳐준다면 이미 주가가 많이 상승한 산업보다는 IT 같은 저평가 우량주가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IT 부품산업은 일본 등 글로벌 업체 견제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 생산이 늘어나는 것도 우려할 만한 요소라는 것. 다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추가적으로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IT부품 산업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을 분석해온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4분기 실적부터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전년도 하반기에 실적악화로 기저효과가 있는 기아차는 3분기부터 실적회복이 되고 현대차는 4분기부터 실적 회복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현대차는 2014년 글로벌 공장판매 800만대 달성을 위해 공장 가동률을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재고가 증가했고 이번 3분기까지 재고 하락을 위해 가동률 축소한데다가 중국 공장의 실적악화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부진했다”며 “재고수준이 크게 감소했고 환율도 우호적으로 전환되면서 4분기 실적부터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대차에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환율 효과로 현대차는 견조한 실적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상반기 중간배당에 이어 연말에도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배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의 아반떼와 투싼, 기아차의 K5, 스포티지 등 모델이 출시했기 때문에 신차효
[전병득 기자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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