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오너로 50대 후반인 A씨는 최근 수도권 신도시에 위치한 펜트하우스를 구입해 지인들을 초청해 파티를 연다. 복층 옥상 정원 테라스 한 켠에 설치된 바베큐 그릴에서 삼겹살 등을 구으며 와인 한잔씩 하는 ‘친교’ 모임이지만 바깥 바람을 쐬면서 도심 한복판 야경을 내려다 보면서 즐기는 여유가 일품이다. 최근 들어 팬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에서도 그 인기가 치솟고 있다.
부산 해운대 옛 한국콘도 자리 101층 초고층 주상복합 ‘해운대 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가 지난 15일 3.3㎡당 7000만원, 총분양가 67억9600만원)이라는 고분양가를 뚫고 최고 68.5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실수요자들도 청약에 나섰지만 당첨될 경우 최소 수억원대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심리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대거 청약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15일 “억대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펜트하우스를 구입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도권 청약 통장들이 대거 점프(주소지 이전 청약을 뜻하는 은어)했다”며 “분양권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사실 ‘그들만의 리그’, ‘하늘위의 단독주택’이라고 불리는 펜트하우스의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상위 1%내 슈퍼리치에게조차도 ‘워너비’, 선망의 대상이다.
도심이나 랜드마크급 요지 초고층 아파트와 호텔 최고층에 위치하는 펜트하우스는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테라스, 발코니, 옥상 등을 다른 아파트보다 더 넓게, 또 배타적으로 이용가능하다. 게다가 복층형 펜트하우스의 경우 자녀들과 거주 공간을 분리할 수 있고, 옥상에 위치한 테라스를 개인 정원이나 바베큐장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성북동 등에 위치한 2층 양옥 저택이 도심 초고층으로 올라갔다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펜트하우스란 공동주택의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갖춘 ‘희소한’ 물건이란 얘기다.
게다가 최근에 분양된 주요 아파트들 중에서도 펜트하우스 가구수는 극히 적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1차는 2가구에 불과하고, 아크로리버파크2차는 6가구, 서울숲 트리마제는 4가구에 불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랜드마크급 희소성 때문에 보유한 사람의 재력과 사회적 위치를 은연중에 과시하는 위치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펜트하우스는 시장에 잘 거래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자가 나타나면 ‘부르는 게 값’이다. 공급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른 적정가격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동기 한국감정평가협회장은 “도심 한복판 초고층 펜트하우스는 베테랑 감정평가사들도 가격 매기기가 매우 힘든 특수 물건”이라며 “랜드마크급의 경우 분양가 이상에서 거래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화 갤러리아 포레 펜트하우스(전용면적 271.45㎡)는 지난 2008년 51억6600만원에 분양됐지만 2012년 4월에는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54억9913만원에 실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전용 193㎡의 경우 지난 2014년 65억원에 거래됐고,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44㎡의 경우 올해 2월에 77억원에 거래됐다. 삼성동 아이파크에서도 지난해 12월에 전용 269㎡ 펜트하우스가 경매에 감정가 80억원에 매겨져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114 시세조사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 파크 전용면적 234㎡ 펜트하우스는 일반분양가가 35억원 정도였지만 분양권 시세만 평균 54억~55억원에 달한다. 분양한지 1년반 만에 20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자들이 선호하는 복층형 펜트하우스의 경우에는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사겠다는 호가가 70억원까지 뛰어도 아무도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안된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날 황태현 사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운대 초고층 랜드마크 엘시티 착공식을 가졌다. 해운대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옛 한국콘도와 주변 용지 6만5934㎡에 101층 411m 랜드마크 타워 1개동과 85층 주거타워(아파트) 2개동으로 구성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rk 2조7000억원을 넘는다. 시행사 엘시티PFV가 그 가운데 1조7800억원을 부산은행 메리츠증권 등을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습니다. 아직 중국 등 외국자본은 안들어왔지만 내년 5월 분양할 레지던스 호텔은 투자이민제를 적용받는 만큼 중국·러시아 등 외국 자산가들이나 해외법인들이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엘시티 레지던
[이근우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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