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물든 단풍철처럼 화사한 게 요즈음 부동산 시장이다.
분양 시장에는 사상 최대 물량이 쏟아지고 아파트값도 꾸준히 오름세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이달부터 본격 분양에 나선다. 시장이 들썩이다 보니 투자자도 실수요자도 마음이 들떴지만 사실 내일 어떻게 될지 또 모르는 게 부동산시장이 아닐까.
그래서 오랫동안 강남 시장을 지켜보며 부동산 매매를 중개해온 재야의 고수를 만나보기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는 서울 강남이니까 말이다. 강남구 개포와 대치,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위례에서 아파트 매매 중개와 상담을 하고 있는 ‘스타 공인중개사’ 가 모였다. 김찬경 잠실1번지·위례박사 대표와 신만호 골드웰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이윤상 사주와부동산중개법인 이사,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가나다 순)가 그 주인공들이다.
개포주공 저층 단지,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신·구현대, 반포·잠원동 한신 시리즈 등 강남의 주요 단지를 둘러본 수요자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유명하다.
이들은 입을 모아 현재 부동산 시장을 ‘상승장’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또 다른 대세는 ‘차별화’다.
김찬경 대표는 “반포와 압구정 등 강남 좋은 곳은 더 오르겠지만 강북과 수도권, 그 중에도 입지가 별로인 곳은 보합이거나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좋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집값 격차가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재건축 아파트 매수 타이밍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신만호 대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 단계가 진행될 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며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인 단지는 미래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저렴하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재건축 규제가 풀리고 주택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과감한 역발상도 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반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재건축은 불확실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채은희 대표는 “건축허가를 뜻하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라면 입주가 임박한 대단지 매물을 공략해보면 좋다.
김찬경 대표는 “지금은 오르던 시장이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이라며 “계절적 비수기인 11~12월에 맞춰 급매물을 노려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요즘 인기인 임대수익을 노린다면 기존 아파트 중에서 역세권 소형 매물을 사거나 송파 헬리오시티나 서초한양 등 소형을 청약을 해보는 것이 좋다. 이윤상 대표는 “대출 금리도 낮은 수준에서 박스권을 맴돌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형 아파트를 활용해 월세 수익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집을 파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고, 사고 싶은 사람은 더 싸게 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꿀팁’은 없을까.
김 대표는 “집을 볼 때 인테리어 등 분위기에 현혹돼 매매를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집을 파는 사람은 최대한 잘 포장해야 한다. 기본은 청소다. 신 대표는 “살림살이 정돈은 기본이고 업체를 불러서라도 청소해야 한다”며 “디테일 하나로 매매가가 수천만원씩 차이 나는 경우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집이 특히 그렇다. 이윤상 대표는 “집을 살 때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기 보다 지금 당장 나와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는 집을 고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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