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설명회 간다고 수업 빠지는 학생들을 붙잡을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청년희망펀드가 교육현장과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길 바란다.”
최근 한국중소기업학회에서 주최하는 추계학술대회의 운영위원회 소속 교수 12명은 IBK 기업은행을 통해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며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교수들이 단체로 뜻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기업학회장을 맡고 있는 송혁준 덕성여대 교수는 “취업 문제를 개별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청년희망펀드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큰 틀의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간혹 취업해서 수업에 들어오기 어렵겠다는 학생이 있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하면서도 교수로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며 “학생들이 진정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청년희망펀드가 운용되는 과정도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민호 춘천 남서울대학교 교수도 제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이번 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예전엔 2~3학년 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어학 연수를 갔었는데 요즘은 4학년 2학기 학생들도 휴학을 많이 한다”며 “취업도 안된 상태에서 학교밖으로 나가는 게 무섭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지방 소재 대학은 취업난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녹록치 않다. 이 교수는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으로 지원받은 예산으로 3학년 학생들을 해외 인턴으로 보냈다”며 “저소득층 학생들도 해외 진출까지도 진로 선택지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사례처럼 청년희망펀드가 학생들과 양질의 해외 일자리를 매칭시켜주는 데 사용되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영역 한성대학교 교수는 “꿈도, 취업도 포기하고 부모 가게 일을 돕겠다는 제자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며 “취업난은 구조적 문제인데 청년 개인들이 감당하는 모습을 보면 선생 입장에서
주 교수는 “창업이 대안이라고 하지만 막상 자식같은 제자들을 보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권하기도 어렵다”며 “안정적인 청년창업과 취업에 조금이라도 밑거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부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미정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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