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한미약품 ◆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 영업일보다 0.1% 하락한 4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만 28.91% 상승하고 이달 들어 32%가량 오르다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인 23일에 13.28% 상승하면서 한 주 동안 1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한미약품이 지난달 말 발표한 약효 지속 시간이 긴 당뇨약 개발을 목표로 한 퀀텀 프로젝트가 서서히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2015 국제당뇨병학회에서 현재 개발 중인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실험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연구개발(R&D) 성과를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월 1회만 투여하면 되는 당뇨신약이다. 현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주 1회씩 투여할 수 있는 당뇨 치료제는 개발돼 있지만, 한 달간 약효가 지속되는 동일계열 약물로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분기 실적도 좋은 편이다. SK증권은 한미약품 3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2211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 순이익은 -263억원으로 추정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단기적인 영업실적보다 미래 신약 개발 부문을 더 중요시하는 경영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당뇨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수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진전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10년간 누적 R&D 비용은 8000억원대에 달한다. 5년간으로 한정하면 5000억원대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12년 13.5%에서 2014년 20.0%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다국적 제약사와 해외 공동 진출을 가장 많이 한 것도 한미약품이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발간한 '2015 KRPIA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와 5건의 공동 진출을 추진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3건을 기록한 동아ST(홀딩스 포함)였다.
최근 한미약품 등 비아그라 복제약 제조사들이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비아그라' 디자인 특허 분쟁에서 승소한 것도 호재가 됐다. 이달 16일 대법원은 "화이자와 화이자의 한국법인인 한국화이자제약이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이 비아그라 디자인을 베꼈다며 한미약품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1심에서는 한미약품이, 2심에서는 화이자가 승리한 바 있다. 한미약품의 팔팔은 비아그라 특허 만료(2012년) 이후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의약품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팔팔의 국내 판매량은 493만6454정으로 2위 시알리스(257만1888정)의 두 배에 가까운 압도적 1위였다. 특허 만료 이전인 2011년 399억원이던 비아그라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134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다만 최근 내부정보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 23일 한미약품 내부정보를 빼돌린 직원 A씨와 이를 기관투자가에게 전달한 증권사 연구원 B씨를 검찰에 통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19일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사와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의 개발·상업화에 대한 라이선스
A씨는 이 과정에서 해당 정보를 B씨에게 전달하고 B씨는 펀드매니저 수십 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만약 조사를 받게 된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