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7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지난 29일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데 이어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30일 삼성생명은 장 마감 후 자사주 650만주(3.25%)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29일 종가(10만9000원) 기준으로 7085억원 규모다. 취득 예상 기간은 2015년 11월 2일~2016년 1월 29일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약세를 지속해온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며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2011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이미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총 8.75%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다.
삼성화재(5320억원), 삼성증권(1188억원) 등 삼성그룹이 계속 자사주 매입을 밝힘에 따라 자사주 매입 붐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매입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간 부진했던 자사주 소각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주들의 친화 정책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시행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정책 취지와도 부합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3년까지 연간 2조원 내외 수준에 불과했던 코스피 상장사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 3조5000억원, 올해 4조3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계획 총 11조3000억원에서 1회차를 반영하면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보다 2.4배 증가한 8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올해 SK(주)가 7504억원, SK텔레콤은 1932억원, SK하이닉스가 7682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초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사주를 각각 2453억원, 1247억원어치 매입하며 시동을 걸었고, 10월 들어 현대모비스가 1350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그러나 주주가치를 더 확실히 제고하는 자사주 소각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올 들어 21억원에 그쳤다.
[박준형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