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신중을 기해 적절한 곳에 투자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얘기를 하자면 가장 훌륭한 투자처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처가 아니라 (부동산 등) 대체투자다.”(스테판 슈와츠만 블랙스톤 회장)
“대체투자에도 위험이 분명 따르지만, 그 위험이 다른 시장보다 과도하게 크지는 않다. 중기적인 투자 기회를 물색해야 한다.”(찰스 달라라 파트너스그룹 부회장)
한국투자공사(KIC) 같은 국부펀드, 국민연금과 유사한 연기금들의 글로벌 협의체인 ‘글로벌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Co-investment Roundtable Of Sovereign And Pension Funds) 2015년 연차총회’가 2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해 3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9월 KIC 주도로 출범한 이 협의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차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후 내년 바쿠(아제르바이잔), 2017년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연방), 2018년 마라케쉬(모로코) 등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세계적인 투자거물들은 연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경제 경착륙 염려 등으로 내년에는 의료·교육·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투자란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 투자상품 대신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 등 대안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스테판 슈와츠만 블랙스톤 회장은 “블랙스톤은 벤처캐피털을 제외한 대체투자를 하고 있는데 전체 자산 중에 30~50%를대체투자로 돌려도 될 듯하다”며 “그냥 증시에 투자하는 것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대체투자와 관련해) 많은 경험이 축적됐기 때무에 리스크 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테판 회장은 “의료 교육 정밀제조업 분야 중형주에서 분명히 기회가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글렌 어거스트 오크힐 대표도 “채권(수익률)이 현재 0~2%인 상황에서 수익률이 비교적 높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대체투자는) 상당히 좋은 투자처”라며 “상대적으로 많은 국부펀드들이 (대체투자에) 참여하면서 대체투자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거들었다.
중동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전통적인 투자 대신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이유로 지목됐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여신관리규제 움직임에 착안해 낮은 신용도를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슈왈츠만 회장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유동성이 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적절치 않다”며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을 중심으로 돈을 대출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어서 오히려 신용을 연장해야 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특별한 딜레마에 따라 저신용 회사채의 금리가 최근 상승했다”고 전했다.
케네스 그리핀 시타델 대표도 “에너지를 제외한 하이일드펀드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일본이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고수익·고위험의 채권형 펀드이다
켄드릭 윌슨 블랙락 부회장은 “블랙락은 일본과 유럽, 일부 이머징국가를 중심으로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테크주와 의료주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윌슨 부회장은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이 많아질 것”이라며 “조건이 형성됐을 때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현금을 추가로 보유하라”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대체투자를 비롯한 새로운 투자 트렌드 정착을 위해 기관투자자간 공동투자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딩쉐동 중국투자공사(CIC) 회장은 영상 기조연설에서 “기관 투자자들과 기업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협력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린샹위안 싱가포르투자청(GIC) 대표 역시 공동 기조연설에서 “이머징국가에 진출하면서 현지 전문 투자자와 협업하는 등 전문성을 갖고 있는 파트너와 투자를 진행하면 개별적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며 “글로벌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 같은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이 서로를 잘 알게 되고 내적 역량을 쌓을
안홍철 KIC 사장은 “실제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유사한 생각을 가진 투자자들끼리 협력해야 한다”며 “KIC도 경험과 전문성을 앙골라 등 새롭게 출범하는 국부펀드, 연기금(앙골라등)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우 기자 / 송광섭 기자 /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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