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로부터 3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는다. 지난해 적자를 시현한 데 따른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과 함께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으로부터 중간배당을 받는다. 1주 당 1만2308원 수준으로, 총 3200억원을 배당한다. SK종합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배당액은 온전히 SK이노베이션이 갖는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이 사업 분할을 통해 분리시킨 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당시 SK종합화학과 함께,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등을 떼어내면서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재편했다. 세 회사 모두 비상장사로, SK종합화학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배당금을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지난해 적자를 시현한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겠다는 의미가 크다.
회사는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재고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 재고평가손실은 정유 부문에서 6100억원, 화학 부문에서 1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또한 작년 상반기말에 본격 가동한 인천 아로마틱스 설비는 제품의 업황 악화로 적자를 가속화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큰 SK종합화학이 백기사로 나서 모기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SK종합화학의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총 3363억8200만원(개별 기준) 규모다. SK종합화학은 올해 상반기 28.3% 줄어든 5조5548억6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매출 원가를 통제하면서 영업이익은 14.8%가 늘어난 3607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당을 통해 마련한 총알로 인수합병(M&A)나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등 M&A 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데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자산이 2조7500억원에 달해 ‘내실 다지기’보다는 ‘적극적 투자’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실적 또한 올해 들어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2조9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