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하락 전환할 것인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향후 추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올해처럼 계속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림세로 돌아설지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반면, 지방에선 불안한 신호도 심심찮게 나온다. 매일경제신문은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지점장,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센터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등 부동산 전문가 5명에게 향후 시장 전망을 물었다. 대담은 18일 오전 충무로 매일경제 본사에서 진행됐다.
5명의 전문가들은 내년 전체 부동산 시황에 대해선 의견이 비슷했다. 대체로 ‘상(반기)고, 하(반기)저’를 예측하고 있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 전환이 2016년 상반기까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고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상반기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기 들어 오름폭이 둔화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보합세’로 낙관적인 시장 전망을 보인 박원갑 전문위원도 “공급과잉 논란에다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양’에서 ‘관리’로 돌아서고 있어 올해보단 상승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역 등에 따라 시세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는 ‘차별화 장세’를 예측하기도 했다. 고준석 지점장은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등 대출규제로 분양시장은 위축될 위험이 있지만, 재건축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되는 곳은 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는 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 센터장은 “서울도 강남권은 강세지만 강북권은 보합세를 보이는 등 지역에 따라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파트값이 정점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던 2008~2009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급격한 부동산 시장 붕괴’는 너무 앞서나간 시나리오라는 뜻이었다. 안명숙 센터장은 “2008년은 미국 금융위기 등 외부충격에 따른 경기급랭이 가장 큰 하락요인이었다”며 “아직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지점장은 “미분양 물량이 2008년만 해도 15만7200가구였는데 올해(9월기준)는 3만2500가구 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출금리도 2008년엔 7%였는데 요즘은 2% 정도인 등 여러 데이터를 볼 때 2008년 상황이 훨씬 심각했던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권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렸다. ‘강남불패’는 여전하다는 쪽과 ‘너무 올라 상승여력이 부족하다’는 쪽이 팽팽했다. 고준석 지점장과 이동현 센터장은 “기존 인프라가 우수하기 때문에 단기간 봤을 때 하락 위험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함영진 센터장은 “내년까지 6만 가구에 이르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물량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하게 분위기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작년과 올해 가격이 상당히 올라 추가 상승여력이 적어졌고,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강해지는 상황도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 지역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일반적인 불황기라면 강남 부동산이 견딜 여력이 있지만 만일 외부 충격으로 시장이 공포에 빠진다면 외곽부터 처참히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고분양가’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주장이 나왔다. 이동현 센터장은 “재건축 일반분양 아파트값이 평당 4000만원을 넘은 것
[손동우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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