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중소형주가 조정을 받는 사이 대형주가 각광을 받으면서 대형주 펀드에 관심이 쏠렸지만 수익률은 처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6개월 이후 수익률이 존재하는 대형주 펀드 310개(한국펀드평가 자체 분류) 가운데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상품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대상 펀드의 0.6%만이 손실을 내지 않았다는 뜻이다.
19일 기준으로 6개월 수익률이 플러스인 상품은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5.88%)과 한화코리아레전드FREE(0.09%)뿐이다. 한화코리아레전드FREE는 수익률이 채 1%도 안 돼 간신히 마이너스 수익률만 면했다. 6개월 수익률이 최악인 펀드는 '키움장대'로 무려 -18.31%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1개월 수익률 -8.10%, 3개월 수익률도 -7.63%로 어느 시점에서 봐도 수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 3년부터 최근 1개월까지 기간별로 수익률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펀드도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들은 장기 투자를 권유하면서 정작 장기 수익률은 투자자를 붙잡아 둘 만한 성적이 아닌 것이다. 3년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펀드는 KD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로 -15.90%로 집계됐다. 운용 규모도 29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삼성코리아대표는 3년 수익률이 -13.85%로 최근 한 달까지 플러스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운용 규모는 4720억원으로 실적이 부진한 다른 펀드에 비해서는 컸지만 수익률은 형편없었다. 그 밖에 KB섹터포커스(-13.81%), 플러스웰라이프(-12.55%) 등 운용사에 관계없이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히면서 대형주의 운신 폭이 좁아 대형주 펀드도 전반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이었다"면서 "다만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환율 효과와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 이후에는 대형주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