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지방에서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융 규제가 강해지게 되자 올해 청약 열기를 이끌던 대구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은행연합회가 지방에서도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릴 경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자갈밭에 아파트를 지어도 분양이 된다'는 말이 돌던 대구의 투자자들이 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서기 전에 분양권을 빨리 전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 요즘 들어 매매 시기에 대한 문의를 앞다퉈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부울경'과 대구는 부동산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단지가 모두 올해 이들 지역에서 나왔을 정도로 청약 열풍이 불었던 곳이다.
지난 9월 분양한 대구 힐스테이트 황금동이 청약 접수 시 평균 6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남 창원 용지더샵레이크파크(422.45), 부산 광안더샵(379.07) 등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지방대출 규제책이 나올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이 벌써부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는 8월 11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9월 들어 108가구로 늘었고, 부산 역시 미분양이 같은 기간 1044가구에서 1252가구로 증가했다.
영산대 주택도시연구소에 따르면 올 1~9월 부산 아파트 거래 8만6221건 가운데 분양권 거래가 3만636건으로 전체의 35.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의 분양권 거래 비중은 30.1%, 서울은 11.9%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과열 우려가 도는 지방에 대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제재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웃돈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
똑같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받더라도 분양권 전매 제한에 익숙했던 서울·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지방의 심리적 부담감이 더해 수도권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