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원주 옥석가리기 ◆
편집자주 - 주식으로 돈 벌려면 동전주에 투자하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더 떨어질 데가 없고 변동성이 커서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일단 주가가 너무 낮으면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 주가가 그 기업의 현재 상황을 이미 보여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저가주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갖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지나친 경계심리를 갖고 있다. 정작 중요한 해당 종목의 내실에는 양쪽 다 큰 관심이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매경닷컴에서는 향후 5회에 걸쳐 주당 1000원 안팎으로 주가가 형성된 저가주의 실적과 재무상황, 향후 사업 전망을 알아본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과 주택경기가 지속될지 단언할 수 없다는 전망에 잘나가던 주가는 역주행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POSCO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토건정비공사를 시작으로 조달청과 지자체의 발주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공사 수익률이 악화돼 지난 2012년 실적이 급감한 이후 민간 주택공사로 관심을 돌렸다. 정책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자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도·시·군 등 특정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조합이다. 대지 소유주의 80% 이상이 토지사용승낙서를 작성하면 시공사를 선정해 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분양 받을 조합원들을 미리 모으고 집을 짓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중수익을 기대하는 대신 중위험을 부담한다. 서희건설은 이같은 지역주택조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50개의 주택조합사업을 진행중이며 이중 11개는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나머지 중 10개 사업은 70%의 조합원을 모았으며 80%가 넘어가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기대감에 주가는 올해 상반기 큰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654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찍은 후 5월 중순엔 1850원을 기록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년이 채 안돼 183%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회사 측은 실적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대손상각비가 217억2000만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꼽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7200만원에서 10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양주에서 분양한 서희스타힐스의 할인분양 물량이 발목을 잡았다. 시행사이자 계열사인 도부르하우징이 할인 분양에 나서자 분양 과정에 발생한 상환 자금을 일부 부담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양주 서희스타힐스의 분양은 마무리 됐지만 올해 4분기에도 유사한 규모의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과 건설 경기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회사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필두로 매출을 쌓아가면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65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지역주택조합 초기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앞으로 수주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지가 관건”이라며 “주택 경기가 유지되면 내년 실적 개선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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