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3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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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대전에서 승리를 거머쥔 신세계그룹이 보유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조만간 매각할 전망이다. 그룹 계열사 신세계와 이마트는 삼성생명 지분을 총 1조7000억원 규모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도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한 전력이 있다. 매각자금은 면세점 사업 주체인 신세계디에프에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438만1000주(지분율 2.2%)와 1176만3000주(5.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일 삼성생명 종가 10만5000원 기준 각각 4600억원과 1조2351억원 등 총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보유 삼성생명 지분을 바탕으로 면세점 사업 투자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주력사인 신세계와 이마트가 보유 현금이 모자란 상황에서 '쌈짓돈' 삼성생명 지분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말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 9월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각각 47억원과 806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 5월에 이미 각각 삼성생명 지분 300만주를 매각해 총 6500억원 규모 현금을 거머쥔 전력이 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었다.
7월 면세점 입찰전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11월 입찰전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이번에는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실제 투자재원 마련을 목표로 다시금 삼성생명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삼성생명 지분 매각 당시 삼성생명 주가 안정을 위해 걸어둔 매각제한(록업) 기간도 지난 15일 만료가 돼 추가 지분 매각을 위한 걸림돌도 사라졌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을 위해 신설법인 신세계디에프를 만들어 현재까지 100억원의 자본금을 납입한 상황이다. 신세계가 구상하고 있는 면세점 규모가 국내에서는 단일 매장 기준 최대인 3만3400㎡인 점을 감안할때 신세계디에프에 투입할 자본금 규모는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HDC신라의 경우 올해 투자계획만 35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HDC신라의 면세점 매장 규모는 2만7400㎡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삼성그룹과 연결 고리도 끊어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