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KT(K-뱅크 컨소시엄)와 카카오(카카오 컨소시엄)가 단기적인 주가 상승 동력을 얻었다. 23년만에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정부 인가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K-뱅크 컨소시엄과 카카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들 사업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본인가를 거쳐 6개월 이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오프라인 지점을 만들지 않는 만큼 기존 금융권과는 차별화된 사업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은행의 경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사업 초기 고객 기반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송금하고 금융비서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존 신용정보 외 쇼핑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10%대 중금리로 대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K-뱅크는 우리은행(지분율 10%), GS리테일(10%), 한화생명보험(10%), 다날 (10%) 등 주주들의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휴대전화번호, 이메일에 기반한 간편 송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도 양호했다. 이날 코스피는 2% 가까이 하락했지만 관련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요 사업자인 카카오와 KT는 각각 3.88%, 0.50%씩 상승 마감했다. 또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로엔, 코나아이, 모바일리더,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정보통신 등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이들 종목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은행법이 하루 빨리 개정돼야 한다고 보고있다.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한 ‘은산분리’ 원칙이 개편돼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카카오와 KT가 두 컨소시엄의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지분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국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을 50%까지 늘릴 수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은 ICT기업의 지분참여를 높이는 은행법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산업에 좀 더 영향력 있는 존재로 부각될 것”이라며 “컨소시엄에 포함된 중소형 종목, 보안·인증 관련 종목들의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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