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우리나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물이 5000억원 넘게 쏟아지며 코스피 2000선을 일주일 만에 내줬다.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 안팎 하락했다.
유독 코스피 낙폭이 컸던 것은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이 수량 기준으로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수급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중국 증시 급락 후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던 경험이 아직 투자자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운데 또다시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아시아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이와 함께 12월 1일부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구성 종목이 일부 변경된다는 점도 우리나라 대형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알리바바·바이두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예탁증서(ADR)가 대거 MSCI에 편입되는 영향이 컸다. 중국 기업들이 신규 편입되는 만큼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나라 간판기업들 편입 비중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 코스피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3개를 포함해 205개에 그쳤고 무려 624개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시가총액 30위 안에 드는 대형주들은 KT&G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1일 MSCI 지수 변경을 앞두고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펀드들이 대거 국내 주식 매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MSCI 구성 종목과 비중 변화에 따라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들이 8000억원 규모 국내 주식을 내다팔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른 외국계와 국내 연기금들이 얼마나 매물을 받아주느냐가 당분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4일 석유수출기구(OPEC) 정례회의 등 많은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2주 동안 뚜렷한 이유 없이 코스피가 올랐던 것이 중국발 악재를 맞으면서 급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외국인이 이번 악재를 차익 실현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7일 하루 새 5.48% 급락하며 3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30일에도 불안한 급등락을 연출했다. 중국 양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궈신증권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서 조사 통지를 받았다고 공시한 것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총 23개 상장 증권사 중 7개 증권사가 감독당국 조사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것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무너져내렸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 이익 감소 소식도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증시가 기업공개(IPO) 재개를 앞둔 시점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기업공개가 재개되면 수급 측면에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약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자들이 직전일 주식 매도에 나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부당거래 조사 이슈는 일시적 악재고 IPO 청약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면 이번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중국 증시가 강세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대형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12월에는 대형주가 강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