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시장에선 '대형 건설사 질주'와 '중견사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우건설 등 대표 업체들이 역대 최대 물량을 쏟아내며 시장을 주도했다. 주로 지방에서 활동하던 중견 건설사들은 수도권 택지지구로 무대를 넓히며 올해 창사 이래 첫 '1만가구' 벽을 넘어선 곳까지 나왔다.
하지만 내년에는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원리금 동시상환 강화, 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 변화로 공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가운데는 분양 물량을 올해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뜨릴 만큼 몸을 사리는 곳이 많다. 반면 중견사는 올해보다 공급량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대형사와 중견사 분양 전략은 극과 극으로 갈릴 전망이다.
7일 매일경제신문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업체와 주요 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올해 분양 물량(12월 예정 물량 포함)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이 1~5위를 차지했다. 공통점은 모두 작년보다 분양사업 규모를 2배 이상 늘리며 회사마다 1년치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1위를 차지한 대우건설이 올해 쏟아낸 물량은 무려 4만5989가구. 지난해 1만8490가구보다 2.5배 늘어난 실적으로 2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대림산업(지난해 1만6519가구·올해 3만3272가구)과 GS건설(1만3961가구·2만9384가구)도 각각 3만가구를 뛰어넘거나 육박하는 실적으로 작년보다 순위가 1계단씩 상승했다. 특히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로 국내 분양 시장 역사상 가장 많은 단일 분양 아파트 기록을 세웠다.
현대산업개발 상승세도 돋보였다. 지난해 1만가구도 안 되던 분양 실적이 올해 3배 가까이 늘어 2만4000가구에 육박했다. 상승세만 따지면 '톱10' 건설사 중 가장 높다.
재건축·재개발 시장 최강자는 삼성물산이었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등 서울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 분양에 잇따라 나선 덕에 올해 이 회사가 분양한 1만513가구 중 조합원 물량만 전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7717가구에 달했다.
중견사 약진도 주목된다. 중견사 중에는 이지건설이 지난해(6073가구)보다 4000여 가구 많은 1만78가구를 분양해 올해 기업 창립 이래 연간 분양 물량 1만가구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쟁쟁한 대기업과 10위권 안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서희건설(9461가구)과 반도건설(9078가구)도 1년 새 분양 가구 수를 3000여 가구씩 늘리며 '1만가구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내년 분양 계획은 엇갈린다. 대기업 중에는 올해보다
반면 중흥건설은 올해보다 4000여 가구 많은 1만3000가구를 분양한다는 목표다. 올해 5500여 가구를 공급한 우미건설은 내년 9000여 가구로, 한양은 올해 6000여 가구에서 7000여 가구로 사업을 키울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