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공모주(IPO) 시장에서 투자자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인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떠오른 국내 화장품 브랜드 '잇츠스킨'이 그 주인공이다. 중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숍으로는 드물게 고가 라인인 '달팽이크림'을 흥행시키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 밴드(20만8500~25만3000원)도 이 같은 기세를 반영한다. 주식 발행 시 기업마다 액면가가 달라 이들을 비교할 때는 환산 공모가(액면가 5000원)를 이용하는데, 이번 공모가가 밴드 안에서 결정되면 환산 공모가는 최대 253만원에 이른다. 역대 공모에 나선 기업 중 제일모직(265만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어 17~18일에는 일반투자자에게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올 연말 신규 상장 기업이 몰리면서 투자자 호응을 얻지 못해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달팽이크림으로 일궈낸 성공 신화가 주식시장에서도 통할지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다.
"30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이달 말 유가증권 상장을 노리는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50)는 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난여름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사태가 없었어도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찬바람이 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여파로 많은 국내 화장품 업체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미 연초부터 매출 감소에 대한 조짐이 보였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로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한국 화장품 열풍을 일으킨 소위 '퍼스트무버(선도자)'들이 일본이나 유럽 등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꼽았다. 유 대표는 "그 뒤를 잇는 '세컨드무버' 덕에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는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1인당 구매금액(객단가)은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국 화장품 시장 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고가 화장품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 밀리고 중저가 화장품은 현지 화장품 업체에 쫓기는 실정이다. 중국 화장품 업체가 국내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역직구' 등 구매 채널이 이전보다 다변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잇츠스킨은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력도 중요하나 화장품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포지셔닝'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명 '갈색병'으로 알려진 에스티로더 나이트 리페어나 SKⅡ 피테라 에센스는 출시한 지 30년이 넘었다"며 "화장품은 다른 제품과 달리 문화적인 가치를 품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상반기부터는 중국 현지 판매망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이후 중국 온라인 화장품 판매업체 쥐메이와 중국 유명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을 보유한 뉴월드그룹 등과 잇달아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2006년 설립한 잇츠스킨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후발주자다. 설립 초기부터 좋은 재료를 이용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프레스티지(고가제품) 전략을 내세웠다. 그 결과 브랜드숍으로는 최초로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카르고)을 개발해 판매했다. 이 밖에 메이크업, 보디 제품 등 총 645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달팽이크림이 히트를 치면서 영업 성과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2년 318억원인 매출액은 지난해에는 2419억원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억원에서 991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은 2253억원에 이르며 영업이익은 78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상장으로 신규 사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