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건설업계가 빠르면 내년초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 협의체를 출범한다. 저유가 여파로 작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수주액을 원래대로 회복하고, 새롭게 열릴 아시아 인프라 시장과 이란에서 나오는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한국수출입은행도 국내기업이 뛰어든 개도국 민관협력사업(PPP)에 대한 지원금액을 최대로 늘리고 직접대출 외에 지분투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10일 해외건설협회가 서울 서초구 더팔래스호텔에서 진행한 수출입은행장과 건설업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해외건설 시공자 금융과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원하는 민·관합동 공동 협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상설 운영되는 이 협의체는 해외에서 나오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겨냥해 정부와 건설사가 함께 수주 전략을 세우고 수출입은행을 통한 금융 지원과 지분투자도 병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세부 내용과 해외 경쟁사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적정한 예정가격을 제시해 과도한 저가수주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발주처와의 협의에는 개별 기업이 아닌 협의체 차원에서 대응해 협상력을 높이기로 했다.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은 “올해 준비를 마무리해 내년초에는 협의체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수출입은행은 국내 건설사의 신흥국 진출을 겨냥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해외건설기업의 지속성장이 가능한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대상국가의 발전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종합진출전략을 마련해 시행 중인데 발주처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경쟁력있는 금융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주기회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로 새롭게 열리는 이란 건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중앙은행과 국영 상업은행과 기본대출 약정을 맺고 석유·가스·인프라·병원 산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에 맞춰 뱅크오브차이나 등 중국계 은행과 구축한 업무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지역 인프라 사업을 집중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기업이 사업입안부터 건설운영, 판매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채무 보증, 지분투자까지 포함하는 패키지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개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PPP사업의 경우 수은의 지원액을 최대 한도까지 늘린다.
과거 저가수주로 인한 건설사들의 ‘어닝쇼크’ 재발을 막기 위한 수익성 심사는 더욱 강화한다. 국내 기업간 과당경쟁이 있는 곳은 사업성 평가를 먼저 진행한 후 이행보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재무신용도가 취약하지만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공동 이행성 보증을 발급하는 공동보증제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건설사 CEO는 “정부와 민간업체가 함께 하는 협의 플랫폼이 생기는 만큼 향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덕훈 수은 행장과 최성환·김영수 부행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과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등 건설사 대표 11명이 참석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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