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금리인상은 주가에 독(毒)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은행 예금이자도 올라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 자금을 빼 안전자산인 예금 투자를 늘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할때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 2004년 6월 1.0%였던 기준금리를 2006년 6월까지 0.25%포인트씩 17차례에 걸쳐 4.25%나 인상하며 긴축기조를 유지했다. 당시 2004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금리 인상 후 첫 3개월 동안 하락했지만 1년 기준으로는 6.1%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도 금리 인상 후 1년 동안 32.3%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상이 경기 호황기에만 나타나는 이벤트인 만큼 유동성 축소 우려보다는 기업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2004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년래 가장 높은 호황 국면이었고 그 해 4분기 3.8%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미국이나 글로벌 경제 여건이 이전 금리 인상기 때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가는 연준 목표치 2%를 훨씬 밑돌고 있고, 중국 등 신흥국 경제 불안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있어서도 이번 미국 금리인상은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결과인 만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여겨져 당분간 상승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주가는 상당 폭 조정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경제 여건이 안정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배당주와 경기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