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나흘 만에 약세를 보이며 1960선을 맴돌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8.18포인트(0.41%) 내린 1969.78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17.64포인트(0.89%) 내린 1960.32에 개장해 낙폭을 1%대로 늘리면서 한때 1960선 밑으로 밀려났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팔자’로 나서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지만 장 초반 매도우위를 보이던 기관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줄이고 있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이 10여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인상이 오래전부터 예고된 이슈인 데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안도랠리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급격히 낮아진 국제유가가 지수 반등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57센트(1.60%) 낮아진 34.95달러에 마쳐 이틀만에 7% 가까이 하락했다.
달러 강세, 공급 과잉 우려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사상 최저치에 가깝게 급락하자 외국인 자금 유출, 신흥국 부채 위기 등이 새롭게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코스피의 ‘안도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유가의 흐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가를 중심으로 하는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이들과 교역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의미 있는 반등은 유가의 반등과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가 바닥을 찍는 시기를 점치는 것이 중요한데, 내년 1분기 정도가 돼야 바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내리는 업종이 많다. 기계, 전기전자, 건설업 등은 1% 이상 하락하고 있고, 통신업(-0.65%), 제조업(-0.57%) 운송장비(-0.51%), 보험(-0.48%) 등도 내리고 있다. 반면 의료정밀은 2% 이상 뛰고 있고, 음식료품, 의약품은 1%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849억원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18억원, 25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232억원 순매도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SK하이닉스만이 전일 대비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세다.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기아차, LG화학, 삼성생명, SK텔레콤은 1%대 약세를 기록하고 있고,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 시총 대장주들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동아원이 회사채 미상환 우려에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한 언론은 산업은행이 동아원의 여신 지원을 거부해 이날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300억원의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원이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향후 채권단의 경영 관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각 현재
코스닥은 0.57% 내린 654.36에 개장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우위로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