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채권형 펀드 내 자금 유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인 지난 17일 하루 동안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287억원,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 448억원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국내 채권형 펀드는 최근 1개월 동안 4350억원의 자금이 빠졌는데 이 중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선 최근 일주일 사이에 무려 63.7%(277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도 최근 한 달간 1933억원의 자금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8440억원의 순유입이 발생한 것과 명확히 대비된다.
보통 금리 인상기에 채권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장 '소나기를 피하자'는 투자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채권형 상품으로 자금 유입 강도가 강해지는 반면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주식형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의 내년 투자 콘셉트는 '거리 두기'"라며 "다만 연준이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여 내년 자금 유출 강도는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채권형 펀드에 일정 수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많다. 김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채권운용팀장은 "내년 국가별 정책기조 변화에
문남중 연구원은 "내년에도 지속될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채권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상반기는 선진국 국채를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