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KB금융,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자격이 있는 모두가 참가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금력을 확보한 KB금융,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의 3파전이 될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날 오후 12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이들 4곳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가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지분비율 43.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956주(100%)를 패키지 매각한다.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이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24일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선정된다. 이르면 24일, 늦으면 30일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의 승패는 ‘가격’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매각가치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원칙과 평가절차를 제시했지만 국가계약법상 가장 높은 매입가를 써낸 측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대우증권의 매각가가 2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될 경우, 매각가는 3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다. 대우증권은 전일 종가 기준 주당 1만600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하는 지분 43.0%는 1조489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산은자산운용의 가치를 더하면 대략 2조원대가 된다는 것이다.
강력한 후보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금융은 그동안 자산규모를 키우며 총알 마련에 힘써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KB금융은 국민은행 등 자회사에서 2000억원의 배당금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지주회사에서 5000억원을 지원 받는 등 현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들 중 누구라도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7조원’ 규모를 확보해 업계 1위의 대형증권사로 도약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수를 통해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분야를 보완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해외거점이 가장 많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투자증권도 ‘아시아 1등 증권사’를 목표로 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투자증권은 IB에 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우증권과 합쳐 리테일 부문과 해외 영업부문에서도 골고루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 지역에, 대우증권은 중국, 미국 등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어 글로벌 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KB금융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증권 부분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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