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 출범함에 따라 중금리 대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중금리 대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 2금융권 고금리 대출에 대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잇다.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중금리 대출이 주목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은 점포가 없는 만큼 경비의 20~30%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지점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어 금리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웰컴저축은행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기 위해 인터파크 컴소시엄에 참여한 바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중’금리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중저’금리 상품까지 선제적으로 출시하는 등 인터넷은행 출범을 경계하며 시장 선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1일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9.9%로 카드론 평균금리(15.7%) 보다 5.8%포인트나 낮은 모바일 중저금리대출 상품 ‘사이다’를 출시했다.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신용등급별로 최저 연 6.9%부터 금리가 시작되며 최고 13.5%까지 적용된다. 신용등급별 적용금리를 사전에 확정, 실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신용등급 1등급은 6.9%에, 6등급은 13.5%로 금리를 확정해 대출이 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신용 6등급 금리(13.5%)의 경우 신용대출로는 업계 최저 수준이며, 카드사 카드론보다도 낮다. 중도상환수수료 등 대출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수수료도 모두 없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 실적은 SBI저축은행이 국내 2금융권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라며 “이번에 출시한 ‘사이다’는 최근 일부 시중은행에서 보증보험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큰 리스크 없이 판매하고 있는 대출 상품과는 완성도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OK저축은행도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일단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될지, 차잣속 태풍에 그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하는 곳의 성패 여부를 보고 따라갈지 판단을 내리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금리 대출을 하더라도 고객군을 크게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은행, 카드, 저축은행 등 권역별 고객군이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을
또 현재 기준 업계 신용대출 원가(금리)를 분석하면 대손비용을 포함 30%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중금리 대출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있어 다른 저축은행이 잇따라 상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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