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신탁업 인가가 없어 ISA 취급이 불가능했던 키움증권 KB투자증권 등 일부 온라인 및 중소 증권사 이용 고객 약 250만명이 ISA 가입을 위해 다른 금융사를 찾아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31일 투자일임계약 방식으로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법률 시행령(이하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달 15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투자일임 형태의 '자산배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약'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신탁계약 형태로만 허용하기로 했던 ISA 가입 방식을 투자일임계약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 190만명을 보유한 키움증권을 비롯해 이베스트투자증권, K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신탁업 인가가 없는 증권사 16곳에서도 ISA 취급이 가능해졌다.
신탁업 인가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최소 130억원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 증권사 대다수는 ISA를 위한 신탁업 인가 취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재무 상태가 괜찮은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8월 금융위에 신탁업 인가 신청을 내놓은 상태지만 아직 인가를 받지 못했는데, 투자일임계약 형태로 ISA 가입이 허용될 경우 당장 올해 3월부터 투자자 유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8월 발표한 ISA 도입 방안에서 신탁계약 방식으로만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탁은 가입자가 금융회사에 재산을 맡기지만 자금운용에 대한 투자 지시는 가입자가 하는 반면, 투자일임은 재산을 맡김과 동시에 자금운용 권한까지 금융회사에 맡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융위 당국자는 "ISA 도입 취지가 개인이 세금 부담 없이 스스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서 신탁업만 허용했지만 신탁업이 없는 금융회사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돼 투자일임계약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ISA 투자일임계약을 맺은 금융회사가 매 분기 1회 이상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되, 가입자에게 조정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다. 또 투자일임 자산운용 과정에서 상품 취득과 처분을 가입자에게 사전 통지하고 가입자가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응하도록 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