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블랙록과 베어링자산운용은 서울에서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중국발(發) 쇼크에 대한 진단과 글로벌 투자 의견을 밝혔다. 유언 캐머런 와트 블랙록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사진)는 "중국은 인구·소비 성장세가 견고해 서비스, 식음료 등 신경제에 투자하고 있다"며 "중국 성장 수혜주인 한국 화장품 업체들을 여전히 좋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윌프레드 싯 베어링 아시아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드 차이나(Old China)인 은행 오일 원자재 인프라 등에 초점을 맞춰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레저 여행 화장품 헬스케어 등 뉴 차이나(New China), 즉 소비 관련 업종은 활황세"라며 "중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제조업이나 건설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등 글로벌 증시 불안정성에 대해 킴 도 베어링 아시아멀티에셋 대표는 "시장의 매도세는 펀더멘털이 아닌 유동성이 원인"이라며 "중동의 대규모 펀드들이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자국의 예산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이 좋은 주식·채권을 대거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싯 CIO는 "중국 투자자들은 군중심리가 강해 시장이 빠지면 매도에 동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해 와트 최고투자전략가는 "철강 등 과잉공급 부문을 구조조정하기 시작했지만 다 정리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계속 성장이 저하될 것이고 변동장세도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도 대표는 "중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처분소득 성장률이 연 8%에 달해 침체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 대표는 "신·구경제 합쳐 연 4~5%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여 정부 목표인 6.5% 달성을 위해서는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세금 감면과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도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 와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대기업은 자산가치 대비 시장에서 40~50% 디스카운트돼 거래되고 있다"며 "한국의 배당성향은 18~20% 수준인데 이는 일본보다 10%포인트 낮고, 여타 아시아 국가보다도 20%포인트가량 낮은
박종학 베어링 한국법인 CIO는 "올해 증시는 상승 추세에 접어들기보다는 지난해와 유사하게 등락하는 가운데 지수 레벨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며 "주가지수나 업종을 예측하기보다는 개별종목 선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다영 기자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