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재생 대표 사례인 도쿄 미드타운을 개발·운영 중인 미쓰이부동산은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로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을 겨냥한 임대주택을 기획·개발하고 관리 운영, 유동화까지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1~2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 등 가족 구성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청소부터 장보기까지 최적의 주거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에도 이 같은 선진형 부동산기업이 시급하다는 게 국토부 측 판단이다. 앞으로 도심재생 등 민간 주도 개발사업 수요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한 회사에서 제공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2000대 글로벌 기업 중 부동산기업이 지난해 이후 78개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산업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으로 임대(공급·관리), 중개, 개발, 감정평가 등 부동산산업 종사자는 41만여 명에 매출은 50조원에 이른다. 꽤 커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정희남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업체 평균 종사자는 3.48명으로 영세하고 그나마 대형법인을 중심으로 한 감정평가업계를 빼면 자문·중개업은 업체당 종사자가 1.66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부동산산업에 개발·공급업을 포함하지만 선진국들은 개발·공급업을 건설업으로 분류하므로 전체 매출 50조원 중 절반인 25조원을 부동산산업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진출해서 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기업 관심 부족과 각종 규제, 골목상권 침해 염려 등에 부동산산업 발전이 가로막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을 확대하고 입주민 주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종합부동산회사 탄생에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가 아파트 짓는 데만 그치는 게 아니라 종합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 MDM과 롯데자산개발, 대림산업 등은 최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급증하는 주택임대관리회사도 부동산산업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서 대형 종합부동산기업은 임대관리업으로 시작해 확장한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주택임대관리회사가 자회사를 만들지 않고도 중개서비스까지 제공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가 성장하기 위해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활성화도 필요하다. 리츠란 다수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주식 발행)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주식회사다. 리츠는 부동산에 유동성을 부여하고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금융과 결합해 다른 산업과 융·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정부 방침대로 상장 요건을 완화해 공모 리츠가 활성화하면 유통·호텔·물류 시장에서 서비스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를 쌓은 전문기업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에서도 메리어트호텔그룹이 운영회사와 투자회사(리츠)로 분리한 뒤 리츠를 상장하고 자금을 끌어모아 초대형 호텔업체로 성장했다. 호텔에 특화한 리츠로는 올해 처음으로 모두투어리츠가 상장할 예정이고, 지난해 인가된 사모 자기관리형 리츠인 MD리츠도
[이한나 기자 /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