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담배 소비는 경기와 무관한 특성이 있어 증시가 계속 박스권에서 머물던 지난해에도 KT&G 주가는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초 7만원선이던 주가가 지난해 10월말 12만원대까지 올라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으로 17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엔 담배세 인상이란 특수를 맞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6.6% 늘어났다. 여기에 배당성향도 55%나 되는 고배당주라 안정적인 장기투자 종목을 꼽을 때마다 항상 거론되는 종목이다.
KT&G의 지난 4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3.6% 감소한 8667억원, 영업이익은 28.8% 줄어든 26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KGC인삼공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도 있지만 회계 관련 일회적인 요인이 컸다. 미국 법인의 회계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인 미국 법인이 본사와 동일하게 세금(연방세)를 차감하고 매출액을 산정하는 것으로 회계기준을 바꿨기 때문에 매출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순이익이 낮게 나온 이유도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의 해외 법인과 인도네시아 로컬 담배 자회사인 트릭사티에 관한 투자주식손실차손이 600억원 정도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KT&G의 영업이익은 작년 담배세 인상에 따른 재고평가차익 효과를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서 실질적으로는 6%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지난해에 비해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수 담배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지키고 있어 작년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성장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지난 4분기 담배 판매량은 전년대비 25% 감소했는데 재작년 담배세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 광풍이 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다.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59% 선으로 전망된다.
특히 담배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가율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담배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19.7%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중동과 러시아 외 동남아와 아프리카로 판매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고급담배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계속 환율이 올라가는 추세여서 수출액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중동에서의 담배 판매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기 보다는 유통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종의 숨고르기로 보여 올들어 판매량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수익률 역시 KT&의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요소 중 하나다. KT&G는 5년 평균 배당성향이 55%로 배당금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였다. 2015년 배당금은 3400원으로 변동이 없어 기대가 꺾이며 주가가 하락한 부분도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가 일시적인 이익 때문이었기 때문에 배당금을 쉽게 올리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배당수익률이 주가에 미치는 중요성을 경영진이 주지하고 있어 올 배당금이 3800원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주가가 그동안 많이 뛰었지만 주가수익비율은 16.71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도 14.95배로 밸류에이션이 그다지 높지는 않아 추가 상승여력이 많다.
KGC 인삼공사의 마케팅비 상승과 중국 선물 수요의 정체로 영업이익 폭이 지난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장기투자 성격의 판관비 지출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이던스대로 인삼공사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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