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 재개발의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한남뉴타운 지역 일대 [매경DB] |
27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재개발사업을 통해 주택은 물론 호텔·쇼핑몰·백화점·컨벤션센터 등도 복합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건축 용도제한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에는 용도제한으로 단순히 아파트나 오피스텔·상가만 짓는데 그쳤던 국내 재개발 과정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기반이 마련됐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현재 재개발사업은 주택과 근린상가만 공급할 수 있다”며 “상업·공업·준주거지역을 포함하거나 인접하는 재개발구역에 복합개발을 허용하면 사업성이 개선되고 다양한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준주거·상업지역이 포함된 재개발 구역은 현재 서울 218곳, 부산 28곳, 대구 52곳 등 총 218곳에 이른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준주거 비율이 46%에 이르는 한남뉴타운 1구역이나 24%를 차지하는 흑석뉴타운 1구역 등이 서울에서는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한남1구역의 경우 총 면적 대비 준주거면적 비율은 46%로 5만3000㎡가 조금 넘는다. 흑석 1구역은 24%로 8500㎡에 이른다.
서울시의 경우 조례까지 고려하면 준주거지역이 포함된 재개발구역에는 호텔은 불가능하지만 백화점, 쇼핑몰, 오피스텔, 오피스빌딩, 컨벤션센터 등은 모두 지을 수 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역세권 인근 재개발 구역의 경우 롯폰기힐스 같은 성공적인 개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조합 역량이 부족한 경우 신탁사나 리츠가 참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개발 방식은 이미 부산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사업과 궤를 같이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마리나를 사업시행자(SPC)로 해 수영만 요트기장 일대를 호텔과 컨벤션·상업시설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계획대로 재개발 구역에 아파트 대신 다양한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실적으로 조합원들이 분양성 좋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한남뉴타운의 경우 이태원·용산공원·한강과 연계한 복합개발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유사 정비사업을 통·폐합해 복잡한 정비사업제도를 알기 쉽게 전면 개편하는 작업도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을 전면 개정해 주거환경개선사업·주거환경관리사업·주택재개발사업·도시환경정비사업·주택재건축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 등 6개 정비사업을 주거환경개선사업·재개발사업·재건축사업 등 3개로 합치고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사업은 특례법을 제정해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복잡한 절차 때문에 발생한 조합원간 분쟁이 상당수 줄어 사업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보고 있다.
용적률 문제로 재건축이 어려운 분당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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