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38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일부터 사실상 37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다 이날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 기간 6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던 외국인은 이날에서야 ‘팔자’ 행진을 멈추고 30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국인 순매도가 정점을 지났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영국과 조세회피지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외국인의 순매도를 주도해왔다”면서 “영국가 조세회피지역의 경우 유동성 환경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순매도 규모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사우디 역시 보유 주식 대부분을 이미 지난해에 회수해 정점은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사상 최장의 ‘팔자’ 행진 여파는 여전하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주식 1, 2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매도세를 집중, 전체 매도 규모의 6분의 1을 넘는 1조9776억원(1598만700주)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8.98%까지 떨어져 2013년 10월 2일(48.94%)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6086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어 POSCO(3814억원), 호텔신라(3488억원), 현대차(3023억원) 순이었다. 특히 순매도 규모 상위 10위 이내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호텔신라를 비롯해 삼성생명(2813억원), 삼성화재(2621억5300만원) 등 삼성그룹주가 대거 포진했다.
외국인이 강력한 매도세를 보이며 대형주를 끌어내린 만큼 앞으로 글로벌 증시 환경 변화에 따른 저가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 거래가 재개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 가능성이 커질 경우 대형 수출주에 대한 비중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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