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에 이어 개인 투자자에게 매수 또는 매도할 주식과 타이밍을 알려주는 인공지능 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가 등장했다. 그동안 증시 전문가의 매수 추천 종목을 알려주는 유료 HTS 서비스는 있었지만 로봇이 자동으로 매수·매도할 주식을 알려주는 HTS 서비스는 국내 처음이어서 금융투자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유안타증권은 “수급 기업가치 실적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유망 종목을 실시간으로 발굴해 매수·매도 타이밍을 알려주는 ‘티레이더 2.0’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햇빛’ ‘안개’와 같은 일기예보 개념을 주식트레이딩에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티레이더 상에서 모든 종목들은 주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 차트에서 흰색(햇빛)으로, 주가 하락 추세에 있을 때 음영(안개)으로 표시된다. 주식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는데 애를 먹는 개인투자자들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한 것이다. 티레이더 개발자인 전진호 유안타증권 온라인전략본부장은 “해당 종목이 안개구간에 있을 때는 매수를 자제하고 안개가 사라진 뒤 햇빛구간에 진입하면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수 자제’ 정도가 아니라 ‘강력 매도’가 요구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종목들은 티레이더의 ‘매도 추천’ 리스트에 과감히 올린다.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기업 중 외국인·기관들의 매도가 많은 종목 등이 매도 추천 대상이다.
유안타증권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떨어질때 되사서 갚는 대주매매 서비스(공매도할 수 있도록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티레이더가 매도 추천하는 종목을 유안타증권으로부터 빌려서 HTS 상에서 내다팔 수 있다. 주가상승이 예상될 때 뿐만 아니라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대주매매를 통해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로봇은 시장 심리나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애널리스트는 기업탐방을 통해 투자정보를 얻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상장사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선뜻 내기 어렵지만 그러한 제약이 없는 로봇은 기업 눈치를 보지 않고 용감하게 매도 의견을 낼 수 있다.
29일 현재 유안타증권이 매도 추천을 하고 있는 종목 수는 150개에 달한다. 지난 한해 동안 쏟아져나온 3만1908개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 가운데 매도의견을 낸 보고서는 0.03%인 11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한 증권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증시 특성상 주가하락을 부추길수 있는 매도의견을 내놓기가 쉽지않다”며 “하지만 대만계인 유안타증권은 비교적 이런 정서에서 자유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라 인건비가 적게 든다는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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