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8110원으로 확정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28일 1차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8110원으로 결정된 데 이어, 2차 발행가액은 9440원으로 결정됐다고 3일 밝혔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일정 기간동안의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가중산술평균한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두 차례에 걸쳐 산정한 발행가액 중 낮은 것이 확정 발행가액이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이날 종가는 1만1100원으로, 확정 발행가액에 비해 36.9% 높다. 주주 입장에서는 신주를 배정받는 게 유리하다.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09%를 보유한 삼성화재가 ‘금융위원회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계열사에 대한 보험사의 신규 출자를 금지할 수 있다’는 보험업법 조항 때문에 유상증자에 불참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실권주 발생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삼성SDS 지분 매각으로 3800여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실권주 청약 규모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1일과 12일 우리사주 청약을 포함한 구주주 청약을 실시하며, 실권주 청약은 15~16일 진행한다. 신주 상장일은 3월 2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652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게 돼,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해외부문의 추가 원가발생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지난해 3분기에 선제적으로 부실 가능성을 제거했다”며 “향후 그룹 관련 수주 증가로 빠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지분을 매각한 삼성SDS는 이틀 연속 급락하며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이 계속된다면 상장 당시 공모가(19만원)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SDS는 이날 전날보다 1만2500원(5.85%) 내린 2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주가는 지난달 28일 이 부회장이 보유 지분 가운데 2.05%(158만7000주)를 블록딜로 처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4거래일동안 23%나 떨어졌다. 이날 종가와 공모가와의 차이는 5.8%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급락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우려가 불거진 것과 더불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서의 프리미엄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삼성SDS 지분은 결국 오너 일가의 자금 마련용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관되게 합병설을 부인해 왔고, 이번 주식 처분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도 더 낮아졌다”며 “시장에서는 향후에도 확실한 명분이 주어진다면 지분 추가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도 있기 때문에 합병 시나리오는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고성장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높은 밸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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