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회장으로 내정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에 대해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다양한 금융실무 경력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지만 증권사 대표 재직 당시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악역을 맡아야 한다.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이 내정자는 신한은행에서 일한 15년을 포함해 30여 년을 은행에서 보낸 만큼 은행 경영 측면에서는 확실한 베테랑이다. 문제는 이 내정자가 정책금융 경험이 없고 구조조정 관련 능력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 투자은행(IB) 업무를 경험하긴 했지만 당시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이 내정자는 2006년 2월부터 굿모닝신한증권 대표로 일하다가 신한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꾼 뒤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일했다. 당시 그는 증권사 최초로 해외 부실채권(NPL)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거액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굿모닝신한증권은 소형 증권사에서 당기순익 1500억~1700억원대를 기록하는 업계 3~4위권의 증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내정자 퇴임 이듬해 투자 자산의 부실률이 높아지면서 당기순익이 400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심각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매일경제와 전화통화하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은행 업무는 '10전 10승'이 당연하겠지만 투자 리스크가 큰 IB 업무는 '7승 3패' 정도만 되어도 실패한 것이 아니다"며 "구조조정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은행·캐피털·증권사에서 일하면서 민간 측면의 구조조정 업무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열심히 배워 기업 구조조정 등 산적한 사안들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내정자가 국책은행의 수장으로 뽑힌 데 대해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 행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내정자는 대표적인 '친박' 금융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
[정지성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