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진 대한항공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대규모 미매각을 기록했다.
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이 1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120억원의 투자주문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8월 2000억원을 조달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도 2000억원 모집에 500억원의 유효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14년에도 총 4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세 차례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결과는 부진했다.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에도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신규 발행을 시도하는 것은 연말까지 예정된 대규모 회사채 만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월과 3월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비롯해 연말까지 8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자체 실적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기 도입, 호텔·레저 사업 투자로
같은 날 회사채를 1000억원어치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한화는 가까스로 100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발행금리는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 상단(10bp, 0.1%)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