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원금손실(Knock-In·녹인) 구간에 접어든 H지수 ELS 투자 고객들에게 최근 발송한 안내문 요지다.
지난달 홍콩 H지수가 7835까지 하락하면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3조3000억원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증권사 차원에서 손실이 염려되는 투자자들에게 보유를 조언한 것은 처음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손실 구간 진입 사실과 손실 가능성을 고지했을 뿐 구체적 투자 조언에 주저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증권은 2014년 말 후강퉁(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 간 교차거래) 허용 이후 중국 본토 주식 매입을 적극 추천하는 등 대형사 가운데 유난히 중국 증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H지수 급락으로 원금손실 구간에 접어든 H지수 ELS 투자자들에게 "보유 중인 ELS를 (중도환매보다는) 우선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안내문을 지난 2일 일제히 발송했다. 투자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중도환매에 대해선 "고객 보유 비중이나 향후 시장 전개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안내문에서 "원금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현재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향후 지수가 회복되는 데 따라 손실률은 축소될 수 있다"면서 "특히 아직 만기가 2년 이상 남은 상태기 때문에 향후 H지수에 대한 전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H지수에 대해 "일정 기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는 있으나 중국 외환시장과 경기 경착륙 염려는 과장된 면이 있고 중국 정부 부양정책이 예상되는 2~3월 이후 본토와 함께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H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낮은 밸류에이션(PER 6배)으로 이미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홍콩달러 위기나 H지수 ELS 녹인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홍콩달러에 대해선 "당사와 제휴한 글로벌 리서치사인 BCA에서도 미국 달러에 대한 홍콩달러 페그제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홍콩달러발 아시아 통화위기론은 과도한 염려로 판단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녹인 발생 ELS의 선물 매도에 따른 추가 조정에 대해서는 "홍콩H 선물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과도한 염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단 고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삼성증권 고객 A씨는 "중도환매나 추가 하락에 대해 고민 중인데 증권사에서 자세히 설명을 해줘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 투자자에게 위험 고지문을 보내 손실 가능성에 대한 안내를 했지만 중도 환매나 H지수 전망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100달러에서 50달러로 떨어졌을 때 대부분이 설마 여기서 반 토막이 나겠느냐고 했지만 실제 유가는 20달러대까지 하락했다"면서 "H지수도 얼마나 더 떨어질지 알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