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용뿐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도 각광받는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매경DB] |
그 탓에 A씨 아파트 시세는 한때 5억원대까지 추락했고 지금도 6억원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원금과 함께 대출이자까지 갚고 있는 터라 금융 부담도 상당하다. A씨는 "이제는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며 "투자금은 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0년간 서울 지역 부동산 투자 성패는 LTV(지역·시점·가치)가 가른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와 함께 최근 12년간 서울 지역 주택거래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역(Location)과 함께 투자시점(Timing)도 주택매매 수익률을 크게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는 최근 3년간 강남3구의 집값 상승세가 다른 지역보다 가팔라 '강남 불패'를 입증하는 듯했다. 이 기간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13.9% 올라 서울 지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반포대세' 영향을 받은 서초구 아파트도 7.8% 상승했다. 송파구 아파트는 10% 올랐지만 다세대와 단독주택을 포함한 전체 집값은 5.3% 상승에 그쳤다.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의 집값 상승률은 강북 지역 평균 집값 상승률인 3.6%보다 높아 지역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집을 사는 시점도 중요했다. 구매 시점을 2004년, 2007년, 2010년, 2013년으로 3년 단위로 끊어 조사해보면 시기별로 서울시내 자치구별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오른 곳이 더 오른다'는 속설이 맞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3년 전인 2013년 주택을 구매했다면 대세 상승기여서 서울 시내 지역과 관계없이 대부분 가격이 올랐다. 반면 6년 전인 2010년에 샀다면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때라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했다.
강남·북 지역의 이런 가격 변동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투자수요가 유입되며 많이 오른 강남권 아파트가 2008년 9월 리먼사태를 맞아 투자수요가 급락했고 강북 지역은 새 아파트 공급으로 인한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을 장기적으로 보면 강남·북, 서울, 수도권, 지방의 가격 상승이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면서 "강북 지역에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교통망 등 인프라가 많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강북 지역 가격 상승이 도드라졌다"고 평가했다.
또 지속적인 전세난과 월세 전환 때문에 세입자들 주거비용이 늘자 기존 전세보증금 수준에서 큰 빚을 내지 않고 구입 가능한 서울 동북권 아파트에 매매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로 재편되며 주택 구입에 있어 현재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동산 팀장은 "10년 전으로 돌아가 서울 아파트에 투자를 한다면 강남권보다는 노원·창동·미아 등에 있는 아파트를 여러 채 구입하는 것이 수익률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이라도 용산구는 지난 12년 동안 주택가격 상승률이 86.7%로 가장 많이 올랐지만 6년 전에 샀으면 -7.8%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이 된다. 최근 3년 새 용산구는 집값 변동률이 -1.5%를 기록해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하락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금리가 실질적으로 집 구매가치(Value)에 미치는 영향도 꼼꼼히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2004~2015년 한국은행의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보면 2004년 2월 6.15%를 기록한 주택대출금리는 계속 낮아지기 시작해 2005년 6월 5.13%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반등해 2008년 10월에는 7.58%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는 다시 하락세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2.9%까지 떨어졌고 최근 10년 새 금리가 4%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하락할 때는 낮은 금리로 갈아타면 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김기정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