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9.9%로 카드론 평균금리(15.7%) 보다 5.8%포인트 낮고 비대면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는 모바일 중저금리 대출상품 ‘사이다’를 출시했다. |
금융위원회가 규제를 시작한 저축은행 방송 광고 시간대 제한이 그 여파로 A씨 사례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사금융 등 비제도권 금융으로 가느냐, 마느냐 찰나에서 정보 부족으로 불리한 결정을 내리는 역선택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규제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8~10등급 저신용 서민, 특히 일용직 등 근로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계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저축은행’ 이용에 적지 않은 제한을 받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가 분석한 저축은행 대출자별 신용등급을 보면 8~10등급 비율이 39.8%로 40% 가까이 차지한다. 이는 은행(약 5% 수준), 캐피탈(17%), 카드사(13%), 보험사(12%)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저신용 서민층 상당수의 자금수요를 저축은행권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서민대출의 특성상 연체율이 높아 기피하는 실정이다.
저축은행 이용은 소득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약을 받기도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 광고 규제 이후에는 정보 부족에 따른 접근성 문제가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서민 급전 수요에 대한 정보 접근 통로가 대중이 보는 방송에서 생활정보지, 전단지 등 불법 사금융이 주로 포진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제도권 금융 이용에 대한 정보가 축소되고 있는 것.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대부업체에 이어 저축은행 방송 광고까지 규제 후 대출 콜(전화)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는 대출수요가 다른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금융 시장으로 급전 수요가 몰렸을 가능성이 다분한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서민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면서 오히려 서민금융을 하는 저축은행에 광고 규제를 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현재 금융위는 같은 중금리 대출을 하는 은행권에는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으나 저축은행권에는 광고 시간대 규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제약을 받는다.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9.9%로 카드론 평균금리(15.7%) 보다 5.8%포인트나 낮은 모바일 중·저금리 대출상품 ‘사이다’를 출시했지만 광고 규제가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낮은 금리에 대출을 쓸 수 있더라도 이같은 중금리 상품에 대한 정보 부족에 따른 역선택 문제로 금리가 높은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더 높아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가 규제 때문에 빛을 바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서민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나 광고규제로 효과가 반감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금융위는 저축은행 광고 시간대 규제에 기존과 같은 ‘무변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대부업체와 동일하게 평일 오전 7~9시, 오후 1~10시 방송(라디오 포함) 광고를 할 수 없다. 공휴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광고 제한을 받는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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