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이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시세 동향 분석을 두고 같은 날 상반된 자료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승인을 받은 공식적인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과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시중은행에서 발표한 자료 결과가 전혀 달라 주택시장에 관한 통계 자료가 소비자들 주택 구입에 나침반 노릇을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감정원이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이 1년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KB국민은행은 지난주 대비 전국 아파트값이 0.02% 올랐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지난주보다 0.04% 올랐으며 강남(0.03%)과 강북(0.05%) 모두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 아파트값도 지난주보다 각각 0.04%, 0.02% 뛰었다. 성남 중원구(0.14%) 이천(0.13%) 하남(0.13%) 안성(0.12%) 용인 수지구(0.10%) 군포(0.09%) 등이 오르면서 인천·경기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상승한 정확한 요인이 뭐라고 콕 집어내기는 어렵다"며 "주간 상승률이 0.02%에 그쳐 급격한 상승은 아니라 보합으로 보는 게 더 맞다"고 설명했다.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주보다 0.01% 상승했다. 울산 울주군(0.19%) 울산 중구(0.12%) 부산 금정구(0.11%) 순으로 상승한 반면 대구 달서구(-0.10%) 대구 수성구(-0.09%) 대구 중구(-0.07%) 대구 달성군(-0.04%) 대구 북구(-0.02%) 아파트값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이 분석한 결과가 달랐던 가장 큰 이유를 조사시점·표본추출보다 조사 방법의 차이로 꼽는다. 두 기관 표본 수는 각각 2만5000여 단지로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 모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아파트 대부분을 표본에 넣어 주간 동향을 분석한다.
다만 한국감정원은 조사원들이 직접 현장을 돌면서 실거래 가격 중심으로 조사해 그대로 반영하는 데 반해 KB국민은행은 협약을 맺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제공하는 시세 위주로 가격 동향을 파악한다. 실거래 가격
KB국민은행은 또 아파트 담보대출을 할 때 해당 아파트 시세를 토대로 대출 규모 등을 산정하면서 감정원보다 더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는 진단도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실거래가격이 있으면 실거래가격으로 반영하지만 없는 경우도 있어 주변과 격차가 크면 보정한다"고 전했다.
[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